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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젯밤에 혼자 텔레비젼을 보다가 불도 켜 둔 채로, 얼핏 잠이 들었다.
그리고 꿈을 꾸었는데, 그 꿈이 좀.... 그러니까, 난 어떤 넓고 멋진 집에 들어섰는데 그 곳에는 거실도 넓었고, 입구엔 수행관 쯤으로 보이는 남자도 한명 서 있었다. 거실의 소파엔 두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한명은 이모 할아버님이셨다. 어? 집이 더 좋아지셨네? 하면서 다가가서 인사를 드렸다. 평소처럼 크고 굳센 손으로 악수를 해 주셨는데, 그 뒤로는 웬 할머니들이 잔뜩 늘어서 있었다. 그 할머님들과도 한분 한분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웬 젊은 여자분이 다가와서 내 손을 잡아 끌었다. 자신의 아이가 보고 싶다고 보여 달라는 것. 그런데 그 아이는 죽었는지, 살았는지 하여간 당시 내가 있던 곳이 아니라 어떤 경계의 너머에 있다고 했다. 난 내겐 그런 능력이 없지만 내가 아는 친구가 그런 능력이 있으니 소갤 해 주겠다고 그 여자분을 데리고 나갔는데, 그 순간 잠이 깨었다. 뭔가 써늘~한 느낌. 그러니까, 이모 할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다. 예전 한국에서 직장 다닐 때에, 어미님이 빙의를 하셔서 몇년을 그 상태로 지낸 적이 있다는 홍대리님에게 얘기를 듣기로는, 사람이 죽으면 살아 있을 때의 신분이나 계급을 그대로 저승에서도 누린다고 했는데, 웬지 그 말이 생각났다. 이모할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삼성 장군에, 국회의원에, 장관에, 대학총장까지 지내신 분이라 당연히 신분에 맞는 곳에 계시는지라 그 장소가 전혀 낯설지도 않았고, 그 분에게는 너무 잘 어울리는 장소인 듯 했다. 평소에 같은 장교출신이고, 그 분께 이런저런 도움을 청하지 않는 드문 후손인지라 무척 아껴 주셨다는 생각인데, 혹 그 분이 잠시 날 보고 싶어서 내가 잠든 사이에 부르셨던 걸까? 일본이라 장례식에도 못 가고 죄송했는데... 아, 또 기분이 쨔안~해 진다. 그럼 그 분 뒤에 주루륵 늘어서 있던 할머님들은 다 고인들이신가? 젊은 여인은 혹 아이를 이 세계에 두고 가신 분인가? 하여간, 간만에 이모할아버님을 뵈었다고 생각하니 웬지 기분이 좋다. 적어도 내 꿈 속에서 뵌 그 분은 그 곳에서 편안히 잘 계신 듯 했으니 내 마음도 좋다. -------- 난 불가지론자이다. 그러니, 영이니 귀신이니 하는 것에 가능성을 열어 둔다. 어제 읽은대로, 세상의 99.9%는 가설에 불과하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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